여운이 남는 감동 글(옮긴글)

이준관 님 <구부러진 길>

여신티케 2010. 4. 28. 10:03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 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드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
똑바로 앞만 보며 혼자 가는 길이 아닌, 
늦어지더라도 함께 휘어 가는 길.
천천히 가야만이 볼 수 있고 알 수 있는 구부러진 길.
구불구불 가다보면 그 안에 인생이 다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인생 속의 참 행복 또한 그 안에 모두 있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