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오월 맑은 햇살 속
강변의 미류나무로 서고 싶다
미풍 한 자락에도 연초록 이파리들
반짝반짝, 한량없는 물살로 파닥이며
저렇듯 굽이굽이, 제 세월의 피를 흐르는
강물의 기인 그림자 드리우고 싶다
그러다 그대 이윽고 강둑에 우뚝 나서
윤기 흐르는 머리칼 치렁치렁 날리며
저 강물 끝으로 고개 드는 그대의
두 눈 가득 살아 글썽이는
그 무슨 슬픔 그 무슨 아름다움을 위해서면
그대의 묵묵한 배경이 되어도 좋다
그대의 등 뒤로 돌아가 가만히 서서
나 또한 강 끝 저 멀리로 눈 드는
멀쑥한 뼈의 미루나무나 되고 싶다
고재종 시인의 <눈물을 위하여>
하루만 눈물을 허락하기로 합니다.
남자면 어떻고 어른이면 어때요
숨긴 울음은 병이 된다잖아요
때로 저 밑바닥에 있는 울음을 꺼내
울어보는 것도 마음엔 딱히 나쁜 것이 아니랍니다
오늘같은 날, 딱 하루만 실컷 울어보면 안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