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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출발

여신티케 2011. 9. 2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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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 
그곳에선 누구를 만날 수가 있을지 
아주 높이까지 오르고 싶어 
얼마나 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을지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멍하니 앉아서 쉬기도 하고 
가끔 길을 잃어도 서두르지 않는 법 
언젠가는 나도 알게 되겠지 
이 길이 곧 나에게 가르쳐 줄 테니까 
촉촉한 땅바닥, 앞서 간 발자국, 
처음 보는 하늘, 그래도 낯익은 길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새로운 풍경에 가슴이 뛰고 
별것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떨면서 
나는 걸어가네 휘파람 불며 
때로는 넘어져도 내 길을 걸어가네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내가 자라고 정든 이 거리를 
난 가끔 그리워하겠지만 
이렇게 나는 떠나네, 더 넓은 세상으로 
김동률 ==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