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날의 한페이지(마음의글)

조용미님의 <국화잎 베개>

여신티케 2015. 9. 21. 02:25

       

      국화잎 베개를 베고 누웠더니 몸에서 얼필얼핏 산국 향내가 난다 지리산 자락 어느 유허지
      바람과 햇빛의 기운으로 핀 노란 산국을 누가 뜯어주었다 그늘에 며칠 곱게 펴서 그걸 말리는 동안 아주 고운 잠을 자고 싶었다 하얀 속을 싸서 만든 베개에 한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아픈 머릴 누이고 국화잎 잠을 잔다 한 생각을 죽이면 다른 한 생각이 또 일어나 산국 마른 향을 그 생각 위에 또 얹는다 몸에서 자꾸 산국 향내가 난다 나는 한 생각을 끌어안는다 조용미님의 <국화잎 베개> 정말.. 국화잎 베개 하나 있음 참 좋겠다.
    상상만해도 행복하고 잠이 잘 올 것 같지 않은가 국화잎 향기 가득한 베개를 베고 자면 잠 못 이루게 하는 걱정들도, 어지러운 생각들도 말끔해질 거 같은데 ...
    언젠가 더 나이들어 전원에서 살게된다면
    하고싶은 일들중에 하나다 .
    맑은 국화 향처럼 향긋한 꿈을 꿈꾸는.. 가을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