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날의 한페이지(마음의글)

나의 선택

여신티케 2010. 3. 15. 21:28


 

 

    얼마전 한때는 저와 특별한 인연이었던 분을 만났습니다. 죽기전에는 보지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살아 있으니 만나게 되더군요. 그분은 제게 이기적인 사람이라 했습니다. 이기적이라....전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전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한때는 저도 짧지만 행복을 꿈 꾼 적이 있었습니다. 너무 성급한 결정이었기에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처럼 뭔가 잘못 되어간다는걸 알았지만 누구의 강요가 아닌 제가 한 선택이었기에 그 선택을 끝까지 책임지려고 나름 노력했습니다 또한 전 자존심이 강해서 친구 아니 가족들에게도 완벽한 모습만을 보이고 싶었기에 적어도 남들보기엔 아니 우리 가족이 보기에도 완벽하고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었지요. 하지만 전 마음속으로 알지 못할 마음의 병이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특별히 누구의 잘못이라 따지고 싶을만큼 그러고 싶지않습니다. 다만 전 남이 보기에 행복한 그 모습을 끝내야 겠다고 마음먹었을때 적어도 늙으신 엄마를 한번 더 생각했고 망설였으나 끝내 그렇게 되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선택이 남았을때 전 이기적일만큼 그 쪽이 원하는대로 해줬고 그야말로 전 맨 몸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로 세상에 홀로섰습니다. 그때는 젊었고 자신있었고 무서운게 없었습니다 . 전 7년을 힘든 시간을 보내며 살았습니다. 밤이면 잘못 되어버린 내 인생이 아깝고 후회스러워 혼자 울었고 그리운 대상이 있어 울었습니다. 그사람이 내 인생을 망친 사람같아 원망스럽고 미웠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내 생각이 잘못됨을 알았죠.. 나만 생각해선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건강하고 잘 살게 되길 빌게되더라구요. 그래서 용서라는 말보다 어쩌면 그냥 어쩔 수 없이 내가 마음에서 미움을 놓아버리게된거죠. 미움을 가지게 되면 내 마음이 더 지옥이라는것도 그때 경험하게 되었고 그 미움을 놓아야 비로소 편해진다는걸 깨닫게 된거죠 . 하늘의 해 보다 별 을 많이보며 살았고 사계절이 어찌 지나가는지 모르게 나를 혹독하게 째찍질 하며 살았던것 같습니다. 친구도 없었고 가족들과 접촉도 안했으며 오직 혼자 였습니다. 퇴근후엔 운동하고 자격증 공부를 하기위해 학원등록을 했고 집에오면 새벽두시 세시에 잠들곤 했던 나날이었습니다. 학원에서도 말도없이 앉아 있으니 그때 만난 사람들은 나를 차갑고 별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첨 엔 힘 듦을 잊고자 시작한 공부였지만 20대에 다 하지 못했던 대학공부를 하기로 마음 먹었고 그래서 다시 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교수자리에 서 있을 나이에 학생자리에 앉아 공부를 했습니다. 나보다 어린 친구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했으며 지기 싫어하는 욕심 덕분에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어린 친구들은 나를 좋아했고 따랐습니다. 지금도 그 친구들은 소중한 동생들이 되어 있습니다. 졸업까지 힘든 고비가 많았지만 그때마다 옆에서 동생들이 함께 이끌어주며 끝까지 가자고 위로해 주었기에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내 인생에서 제 2의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었다고도 생각합니다. 죽기전에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처음 도전한건 운전면허증이었고 그 다음은 내 마음속에 맺혀 있던 대학공부를 자랑스럽게 내 힘으로 마쳤으니까요. 첨엔 대학원이 목표였으나 여러가지 사정상 지금은 공부를 쉬고 있으나 언젠간 꼭 대학원이나 다른 학과라도 편입해서 다시 공부를 하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 왜냐면 난 뭔가 항상 새로운것에 도전할때 내 눈 빛이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 지금은 목표가 없으니 죽은거나 마찬가지 입니다. 이런점은 엄마 닮았나 봅니다. 일제시대에 학교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한 엄마는 한글을 필요한 글자만 떠듬떠듬 읽을 정도였습니다 . 어느날 교회를 다니면서 성경과 찬송가 때문에 글과 숫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더니 제가 시골 갈때마다 어려운 받침이 있는 글자를 물어오기 시작하시더군요 . 한번 가르쳐 드리면 잊어버리지 않고 늘어가는 한글실력에 저 또한 놀랐습니다. 지금은 책을 아주 잘 읽습니다 . 저는 유아들을 가르치는 교사이기도 했습니다. 어느면에서 유아들보다 더 가르치는 보람이 있고 기특하게 느껴지지곤 했습니다. 전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 공부를 시작한 동기야 어찌 되었건 제가 이루고자 했던 목표를 이루었으니까요. 그 사람이 보기에 드라마에서처럼 꼬질꼬질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면 동정이라도 했을까요? 그렇게 보이지 않아서 혼자 잘 살아 온 것 처럼 보였나봅니다. 그사람이 그러더군요 내면을 들여다 보면 본인도 겉보기 처럼 행복한 것만은 아니라고 저도 그렇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본인은 앞에 두고 매일 보면서 힘들었겠지만 보지못한 고통도 그에 못지 않게 힘들었다고.. 여자 혼자 세상을 헤쳐 나간다는건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다고... 여행은 직장생활과 모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유일하게 나를 돌아보고 힘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였습니다 . 가끔 여행지에서 행복한 주부들을 봅니다 . 남편 잘 만나 친구들끼리 여행다니며 즐거워하는 그녀들을 보면 부럽기도 했지만 그사람들도 모두 고민들은 있겠지요. 그게 어찌보면 인생이니까요. 그사람이 보기에 멋지게 사는거 같아 이기적으로보였겠지요 . 남들도 겉 모습은 이기적이고 손해볼 것 처럼 보이지 않게 생겼다 하더군요 전 혼자 살아오면서 무언가로 부터 자신을 자꾸 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 그래서 더 외적으로 그렇게 강하게 만들졌나 봅니다 . 저는 외유 내강이 아니고 전 외강 내유 입니다. 전 이기적이긴 했습니다 . 왜냐면 이기적이지만 차라리 다른사람 아픔보다 제 아픔을 택했거든요 그 아픔을 택하고 그 아픔을 이기기위해 여행하고 공부하고 그렇게 살았는데 그게 멋진 삶으로 포장되어 보였나봅니다. 이제와서 이런 상황을 만든게 누구의 잘못이라고 따지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전 그 시간으로 다시 돌아간다해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한다면 같은 상황에서 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 또한 그 선택을 아프지만 지금껏 잘못된 선택이라 생각하지 않았고 내 자신보다 다수를 위해 나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사람이 말합니다. 너무 자신을 미워하지 말라고.. 전 모든 마음은 그때 7년동안 비웠습니다. 이제 그런 마음은 없습니다 . 어차피 세월은 거스를 수 없고 서로 너무 멀리 와버렸고 서로 행복을 빌어주고 잘 살기를 빌어주는게 한결같은 내 마음 이라는걸 알아 줬으면 합니다. HYE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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