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남는 감동 글(옮긴글)

이생진 시인의 <아내와 나 사이>

여신티케 2010. 7. 17. 10:06

    아내는 76이고 나는 80입니다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지만 속으로 다투기도 많이 다툰 사이입니다 요즘은 망각을 경쟁하듯 합니다 나는 창문을 열러 갔다가 창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고 아내는 냉장고 문을 열고서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누구 기억이 일찍 돌아오나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억은 서서히 우리 둘을 떠나고 마지막에는 내가 그의 남편인 줄 모르고 그가 내 아내인 줄 모르는 날도 올 것입니다 서로 모르는 사이가 서로 알아가며 살다가 다시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는 세월 그것을 무어라고 하겠습니까 인생? 철학? 종교? 우린 너무 먼 데서 살았습니다 이생진 시인의 <아내와 나 사이> 첨부이미지 모르는 사람끼리 만나서 서로 알아가며 살다가 다시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는 그 세월... 길다면 참으로 길지만, 어찌보면 짧기도 한 투닥투닥 다투며 사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지는 않았나. 서서히 스며들며 서로가 서로가 될거라 생각해도 결국 다시 모르는 사이로 돌아갈진대 사랑만... 아껴주는 사랑만 해도 모자란 시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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