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구루몽
나뭇 잎 저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외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은 아주 부드러운 빛깔
너무나도 나지막한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
낙엽은 너무나도 연약한 포착물들의
대지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황혼이 질 무렵 낙엽의 모습은 너무나도 슬프다
바람이 휘몰아칠 때 낙엽은 정답게 소리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이 밟을 때,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소리,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가벼운 낙엽이 되리라 가까이 오라,
벌써 밤이 되고 바람은 우리를 휩쓴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은 소리가?
80년대 학창시절 을 보냈던 나는 그 시절이면 누구나 그러했듯
가을이면 이브 몽땅의 고엽을 좋아했고
헤르만 헷세 를 좋아했고 릴케 를 좋아했다.
특히 구르몽의 낙엽을 한번 쯤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었을 것이며 목마와 숙녀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가을이면 괜히 센치해지고 편지 첫 머리에는 시월의 마지막 밤은 꼭 뜬 눈으로
세워야만 편지를 쓸 수있을것만 같은 그런 시절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아날로그 시절이 오히려 더욱 사람 사는 것 같지 않았을까?
문득 요즘 들어 편지와 낙서장을 들추다 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든다
학창시절 제법 글씨를 잘 쓰고 작문을 잘 한다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컴퓨터가 발달한 요즘 세대를 살다보니 이젠 글씨를 쓰는 것 조차 귀찮다는
생각조차 든다.
어쩌다 글씨를 쓰다보면 내가 쓴 글씨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악필이 된다.
참으로 편리해진 세상이 좋아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우리가 편리해진 만큼 잃어버린게 더 많아 지고 있는건 아닐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건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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