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남는 감동 글(옮긴글)

반칠환 시인의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

여신티케 2010. 4. 29. 20:25
    보도 블록 틈에 핀 씀바귀 꽃 한 포기가 나를 멈추게 한다. 어쩌다 서울 하늘을 선회하는 제비가 나를 멈추게 한다. 육교 아래 봄 볕에 탄 까만 얼굴로 도라지를 다듬는 할머니의 옆 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다. 굽은 허리로 실업자 아들을 배웅하다 돌아서는 어머니의 뒷 모습은 나를 멈추게 한다. 나는 언제나 나를 멈추게 한 힘으로 다시 걷는다. 반칠환 시인의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 쉼 없이 길을 가다가도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리면 잠시 서서 감상할 줄 아는 여유, 부는 바람 따라 같이 걸었던 그 길가 다다르면 그 시절로 돌아가 잠시 머물러 서 있을 수 있는 여유, 멈춰있느라 혹시라도 조금 늦게 생겼더라도 그 빈 칸을 연료로 더욱 힘내서 웃으며 잘 나아갈 수 있다면... 훨씬 좋은 일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