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남는 감동 글(옮긴글)

최승자 /<마흔>

여신티케 2010. 5. 25. 16:45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시큰거리는 치통 같은 흰 손수건을 내저으며 놀라 부릅뜬 흰자위로 애원하며... 최승자 <삼십세> 중에서 서른이 될 때는 높은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이었지. 이 다음 발걸음부터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끝도 없이 추락하듯 내려가는 거라고. 그러나 사십대는 너무도 드넓은 궁륭 같은 평야로구나. 한없이 넓어, 가도가도 벽도 내리받이도 보이지 않는, 그러나 곳곳에 투명한 유리벽이 있어, 재수 없으면 쿵쿵 머리방아를 찧는 곳. 그래도 나는 단 한 가지 믿는 것이 있어서 이 마흔에 날마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다. 최승자 <마흔> 중에서 또 한 살을 더 먹었는데, 이제 나이라는 것에 덤덤할만도 한데 우리는 왜 그렇게 서른살이 되고, 마흔살이 되는 것에 집착하게 되는지... 몸의 나이만큼 마음이 따라가지 못해서 마음의 나이와, 실제 나이의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인생의 가장 어리 석을 때란, 지금 내 자신의 가치를 의심하는 때일지도 모릅니다 나이의 굴레에 나를 가두지 않고 지금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거 연습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