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로서
눈물보다 아픈 가슴을
숨길 수 없을 때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적는다.
별을 향해
그 아래 서 있기가
그리 부끄러울 때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읽는다.
그냥 손을 놓으면 그만 인것을
아직 <나>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쓰러진 뒷모습을 생각잖고
한쪽 발을 건너 디디면 될 것을
뭔가 잊어버릴 것 같은 허전함에
우리는 붙들려 있다.
어디엔들
슬프지 않은 사람이 없으랴만은
하늘이 아파 눈물이 날때
눈물로도 숨길 수 없어
술을 마실 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가 되어
누구에겐가 읽히고 있다.
서정윤시인/슬픈시